반도체 수출·내수 회복 쌍끌이…성장세 예상 상회
올해 우리나라 경제가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이라는 두 축의 동반 상승에 힘입어 3%에 육박하는 성장률을 달성할 것이라는 공식 분석이 제기됐다. 경기 회복 속도가 당초 예상보다 빠르게 전개되면서 한국은행이 하반기 통화정책 기조를 긴축 방향으로 전환할 것이라는 전망도 함께 나왔다.
자본시장연구원은 17일 발표한 '2026년 하반기 거시경제 전망 및 주요 이슈' 보고서를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3%에 근접할 것으로 내다봤다. 연구원은 글로벌 인공지능(AI) 관련 투자 확대에 따른 반도체 수요 급증이 수출 지표를 견인하고 있으며, 이에 따른 기업 소득 증가가 민간 소비 회복으로 이어지는 선순환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한국은행, 하반기 두 차례 기준금리 인상 전망
보고서에서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한국은행의 통화정책 전환에 관한 전망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은 경기 회복세가 예상보다 강하게 유지될 경우 한국은행이 올해 하반기 중 기준금리를 두 차례에 걸쳐 인상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는 그간 유지해 온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에서 벗어나 물가 안정과 금융 안정을 동시에 추구하는 방향으로 정책 무게중심이 이동하고 있음을 의미한다.
연구원은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한국은행의 목표치인 2%를 상회하는 흐름을 지속할 경우, 금리 인상의 명분이 더욱 강화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기준금리 인상이 현실화될 경우 가계 부채 부담이 커지는 만큼, 취약 차주에 대한 금융 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됐다.
대외 불확실성은 여전한 변수
다만 연구원은 낙관론 일변도의 해석을 경계했다. 미국의 통상 정책 불확실성과 지정학적 리스크, 글로벌 공급망 재편 등 대외 변수가 하반기 경제 흐름을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특히 미중 무역 갈등이 재점화되거나 주요 교역국의 경기 둔화가 가속화될 경우 수출 증가세가 꺾일 수 있다는 시나리오도 배제하지 않았다.
연구원은 정책 당국이 대외 충격에 대한 완충 능력을 유지하면서 재정·통화정책 간 유기적 조율을 강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경기 회복의 온기가 가계와 중소기업 등 경제 주체 전반에 고루 퍼질 수 있도록 내수 기반을 탄탄히 다져야 한다는 주문도 덧붙였다.
시장 영향과 투자자 전략 재편 움직임
금리 인상 전망이 구체화되면서 금융시장에서는 채권 가격 하락과 원화 강세 압력에 대비한 포트폴리오 재편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기관 투자자들은 금리 민감도가 낮은 자산으로의 비중 이동을 검토하는 한편, 반도체와 정보기술(IT) 분야의 실적 개선 수혜주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자본시장연구원의 이번 보고서는 하반기 경제 운용 방향을 가늠하는 중요한 기준점이 될 것으로 평가된다. 한국은행의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일정과 맞물려 시장 참여자들의 이목이 통화정책 향방에 집중될 전망이다.
